골프 타수를 줄이고 싶다면 뭐부터 바꿔야 할까?
예전엔 나도 드라이버부터 생각했다. 비거리 늘리고, 티샷 잘 넣으면 스코어도 줄겠지 싶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진짜 타수를 줄여준 건 어프로치였다.
그린 근처에서 핀 1~2미터에 붙이는 능력. 그게 파와 보기, 버디를 갈랐다.
오늘은 내가 직접 어프로치를 집중 연습하면서 84타까지 쳐봤던 경험을 바탕으로
어떻게 숏게임으로 스코어를 줄였는지 현실적으로 정리해보려고 한다.
1. 드라이버보다 어프로치 – 10% 안에 넣는 연습만 했습니다
예전엔 나도 그랬다. 드라이버 연습만 잔뜩 하고, 아이언 세워치는 맛에 빠져 있었는데,
막상 스코어는 별로 줄지를 않았다. 라운드 끝나고 나면 "아 또 더블 너무 많았다"는 생각만 반복.
그때부터 한 번 마음 먹고 어프로치만 집중 연습해보기로 했다.
지금 사용하는 웨지는 테일러메이드 MG4 48, 52, 56도.
그중 어프로치는 거의 56도 하나만 쓴다. 이유는 단순하다.
클럽을 자주 바꾸면 거리 감각이 흐트러지기 때문.
연습 방법은 조금 집요한 편이다.
20m부터 시작해서, 3구 연속으로 목표 거리 ±10% 범위 안,
즉 20m면 18~22m 안에 들어오지 않으면 다음 거리로 절대 안 넘긴다.
그렇게 20, 30, 40, 50, 60, 70, 80m까지 올라가면서 훈련하고,
그제야 아이언 연습으로 넘어간다.
솔직히 지루한 날도 많다.
근데 이걸 몇 달 하다 보니까, 어느 순간 몸이 거리를 기억하더라.
그리고 그때부터 파 세이브율이 눈에 띄게 올라갔다.
2. 기억에 남는 ‘어프로치 인 버디’ – 그날은 진짜 잘 붙었어요
지금까지 어프로치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하나 있다.
라운드 도중 연속 4버디를 만들었던 그날, 첫 번째 버디가 바로 그 장면이었다.
파4 홀에서 드라이버는 무난하게 페어웨이에 잘 올라갔고,
핀까지 남은 거리는 32미터.
문제는 그린 앞에 작은 둔덕이 있었고, 핀은 그 뒤쪽에 숨어 있었다.
공은 완전 애매한 위치. 띄우자니 라이가 별로였고, 굴리자니 속도 조절이 어려워 보였다.
근데 그 순간 이상하게 감이 왔다.
“딱 둔덕에 톡 맞추고 굴려서 보내자.”
그림이 머릿속에 그려졌고, 56도 웨지를 들고 가볍게 눌러주는 느낌으로 샷.
정확히 내가 그렸던 그림대로, 공이 둔덕 앞을 맞고 톡 튕기더니
경사를 타고 조용히 굴러가더라.
그리고... 툭. 소리 없이 홀컵 안으로 들어갔다.
그날의 첫 버디.
어프로치 인.
티샷, 퍼팅 없이 한 방으로 끝낸 버디.
그때부터 무드가 확 올라왔다.
다음 홀도 붙이고 버디, 또 그 다음도 붙이고…
그렇게 연속 4개 버디가 만들어졌다.
운도 있었겠지만, 붙이는 능력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던 하루였다.
3. 백돌이 시절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
지금 생각해보면,
100대 칠 때는 정말 불필요한 것들에 집착했었다.
비거리 늘린다고 스윙만 바꾸고, 영상 보고 따라 하다가 망치고,
심지어 어프로치도 매번 58도, 60도 왔다 갔다 하면서
로브샷 흉내 내려다 뒷땅, 탑볼 반복.
지금 와서 보면 너무 비효율적이었다.
이제는 어프로치에선 무조건 56도 하나로 통일하고,
그 안에서 런 비율이든 탄도든 다 조절한다.
그리고 항상 생각하는 건, “이걸 띄울까? 굴릴까?”
가능하면 무조건 굴린다.
특히 경사 있거나, 라이 애매할 땐 띄우지 않는다.
실패 확률 높은 기술 샷보단, 성공률 높은 기본기를 택한다.
결국 골프는 한두 번의 멋진 샷보다
20~30m 거리에서 얼마나 꾸준히 붙이느냐가 타수를 정한다.
결론
타수를 줄이고 싶다면, 드라이버 말고 어프로치를 봐야 한다.
그린 근처에서 붙일 수 있는 능력, 그리고 그걸 위한 반복 연습,
그게 있어야 파 세이브가 가능하고, 기회가 왔을 때 버디도 가능하다.
내가 84타까지 내려올 수 있었던 것도,
복잡한 기술이나 장비 때문이 아니었다.
딱 하나, 56도 웨지 하나로 거리별 어프로치를 완성했기 때문.
버디는 운으로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연속 4버디는 준비된 사람만이 할 수 있다.
그 준비는 멀리서 시작되는 게 아니라,
핀 주변 1미터, 내 웨지 안에서 시작된다는 걸 진심으로 느끼고 있다.